혹시 복층형 오피스텔 광고 보면서 와, 공간 활용도 좋고 왠지 낭만적인데? 하고 솔깃해 본 적 있으세요? 아니면 뭐 단독주택의 아늑한 다락방을 나만의 서재나 작업실로 꾸미는 상상 한 번쯤 해보셨을 텐데요. 네, 그렇죠.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이 ‘다락’이라는 공간이 사실은 법의 회색지대에 놓여서 집을 짓는 사람도, 또 사는 사람도 큰 혼란을 겪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 우리가 깊이 파고들 자료가 바로 그 지점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건축공간연구원에서 나온 따끈따끈한 정책연구보고서 <다락 설치기준 운영실태 진단 및 개선방안 연구>인데요. 아,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왜 이 간단해 보이는 공간 하나가 이렇게 복잡한 문제를 낳고 있는지 그 실체를 하나씩 파헤쳐 보겠군요. 네, 맞습니다.
좋습니다. 이 시간이 끝나면 여러분은 복층이라는 말 뒤에 숨겨진 진짜 규칙을 꿰뚫어 보고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까지 판단하는 눈을 갖게 되실 겁니다. 자, 그럼 다락의 문을 한번 열어볼까요? 보고서가 처음부터 아주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하는데요.
네. 바로 건축법 어디에도 다락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가 없다는 겁니다. 잠깐만요, 그게 말이 되나요? 우리 모두 다락이 뭔지 알잖아요. 보통 지붕 아래에 물건 쌓아두는 공간 그런데 법에는 그게 뭔지 한 줄도 안 써있다는 건가요? 정확합니다.
사전적으로는 부엌이나 방 위쪽에 이층처럼 만들어서 물건을 두는 곳이라고 되어 있지만 법적으로는 아무런 정의가 없어요. 아... 현행 건축법에서 다락에 대해 언급하는 유일한 조항은 이러이러한 조건을 만족하면 바닥면적 계산에서 빼주겠다는 것뿐입니다. 아, 그러니까 세금이나 용적률 계산할 때 혜택을 주기 위한 조건만 있다는 거군요.
그 조건이 뭔가요? 이하여야 합니다. 1.5미터요? 네. 그리고 지붕이 평평하지 않고 경사진 형태라면 조금 더 여유를 줘서 1.8미터까지 허용하고요. 이 기준만 지키면 공식적인 건축 면적에 포함되지 않는 서비스 공간으로 인정해 주는 거죠.
결국 법은 다락이 무엇인지에는 관심 없고 오로지 얼마나 높은지에만 관심이 있었던 거네요. 여기서부터 뭔가 꼬이기 시작했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바로 그 지점입니다.
정의가 없다 보니 해석이 제멋대로 되기 시작하거든요. 보고서에서 가장 흥미롭게 지적하는 부분이 바로 국토교통부와 법제처에 엇갈린 해석입니다. 국토부는 다락을 전통적인 의미 그대로 지붕과 천장 사이의 공간, 즉 건물의 최상층에만 설치할 수 있다고 봤어요.
그게 상식적인 생각 같긴 한데요. 다락은 원래 꼭대기에 있는 거니까요. 그렇죠.
그런데 법제처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어떻게요? 법 조항 어디에도 다락의 위치를 최상층으로 한정한다는 문구가 없지 않느냐. 그렇다면 굳이 최상층에만 설치해야 할 법적 근거는 없다는 유권 해석을 내놓은 겁니다.
와, 이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네요. 법제처 말대로라면 건물 중간층에도 다락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잖아요. 네, 바로 그겁니다.
이게 바로 우리가 흔히 보는 복층형 오피스텔의 시작이었겠군요. 정확합니다. 보고서는 바로 이 해석의 균열이 편법의 문을 활짝 열어줬다고 분석합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같은 면적이라도 복층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 공간을 하나 더 끼워 넣어 훨씬 비싸게 팔 수 있게 된 거죠. 결국 정의의 부재가 낳은 혼란이군요. 네, 이 작은 해석 차이 하나가 이후에 터져 나올 온갖 사회적 문제의 씨앗이 된 셈입니다.
국가 차원의 통일된 가이드라인이 없다 보니 지방자치단체들이 알아서 기준을 만들거나 혹은 아예 만들지 않거나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요. 각자 알아서 하라는 식이군요.
네, 보고서가 전국 226개 기초 지자체를 전부 조사해 봤더니 다락에 대한 자체 운용 기준을 가진 곳이 고작 20곳에 불과했습니다. 226곳 중에 20곳이요? 네, 대부분 서울, 경기처럼 건축 수요가 폭발하는 지역에 몰려있었고요. 와, 10%도 안 되네요.
그럼, 나머지 200개가 넘는 지자체에서는 담당 공무원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허가가 나고 안 나고 하는 건가요? 그런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기준이 있는 20곳조차도 제각각이에요. 아, 거기도 또 다 달라요? 네, 어떤 구청에서는 다락에 난방 설치를 허용하는데 바로 옆 동네 구청에서는 절대 안 된다고 하고 어떤 곳은 내부 벽체 설치를 막고 다른 곳은 허용하죠.
이게 바로 법에는 없지만 현장에서 알음알음 적용되는 그림자 규제라는 거군요. 건축주 입장에서는 어디에 땅을 사느냐에 따라 지을 수 있는 건물의 형태가 달라지는 정말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네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런 법의 사각지대가 그냥 불편함에서 그치지 않고 더 심각한 불법행위로 이어지게 됩니다. 어떤 것들이 있죠? 보고서는 아주 위험한 사례 몇 가지를 짚어주는데요. 첫 번째가 바로 ‘층 쪼개기’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위험해 보이는데요.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일단 합법적으로 4m, 5m짜리 아주 높은 층고로 건축허가를 받습니다.
그리고 준공검사가 끝난 후에 몰래 그 층 중간에 바닥을 설치해서 사실상 2개의 층으로 나눠서 분양하거나 임대하는 거죠. 세상에, 그럼 제가 만약 그런 오피스텔을 분양받았다면 제 집 바닥이 사실은 불법으로 설치된 구조물이라는 거잖아요. 안전은 괜찮은 건가요? 구조 안전도 큰 문제지만 보고서가 더 심각하게 지적하는 건 화재 안전입니다.
화재 안전이요? 네. 원래 5m 천장에 맞춰서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었겠죠. 그런데 중간에 바닥이 생기면서 아래층은 스프링클러가 아예 없는 공간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아... 불이 나면 속수무책으로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아주 위험한 행위죠.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이건 거의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거나 마찬가지인데요. 다른 문제는 없나요? 두 번째는 불법 용도 변경과 임대입니다.
다가구 주택 같은 곳에서 서류상으로는 창고 용도의 다락으로 허가를 받아 놓고 실제로는 사람이 살 수 있는 방으로 불법 개조해서 가구 수를 늘리는 거예요. 3가구가 살도록 허가받은 집에 5가구가 살게 되는 식이죠. 이건 주변에도 피해를 주겠네요. 당장 주차 공간부터 부족해질 테고요. 맞습니다. 주차난 쓰레기 문제 같은 도시 문제를 악화시키죠.
또 화재가 났을 때 소방관들은 공식 도면을 보고 구조에 들어가는데 도면에는 없는 방과 사람들이 있으니, 인명구조에 큰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이 모든 문제가 분양 사기라는 형태로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군요. 네. 복층 라이프의 로망을 광고하지만, 법적으로는 사람이 살 수 없는 1.5m 높이의 창고를 비싼 값에 파는 셈이니까요.
이야기를 들을수록 문제가 정말 심각하네요. 법의 빈틈 하나가 안전 문제부터 사기까지 연쇄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요. 그럼, 이 엉망진창인 상황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보고서가 제시하는 해결책이 궁금합니다.
다른 나라들은 이런 문제 없나요? 좋은 질문입니다. 보고서도 국내외 사례에서 해법의 실마리를 찾고 있습니다. 먼저 국내에서는 의외로 좋은 선례가 있어요.
오, 뭔가요? 바로 발코니 확장 합법화 과정입니다. 아, 발코니 확장. 그것도 예전에는 다 불법이었잖아요.
너도나도 몰래 하다가 결국 양성화된 걸로 기억하는데요? 네. 당시에도 지금 다락 문제와 비슷했어요. 현실의 수요는 높은데 법이 못 따라가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정부가 어떻게 했죠? 첫째, 발코니의 법적 정의를 명확하게 만들고 둘째, 확장할 때 지켜야 할 구조, 단열, 화재 안전 기준을 아주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셋째, 준공 후에 변경할 때 거쳐야 할 행정 절차까지 꼼꼼하게 설계했죠.
아, 다락 문제도 이 과정을 참고할 수 있다는 거군요. 불법이라고 무조건 막기만 할 게 아니라 현실을 인정하고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 준 거네요. 합리적인 접근입니다.
해외 사례는 어떤가요? 해외 사례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첫째는 일본처럼 우리 국토부와 비슷하게 다락을 수납 용도로 아주 엄격하게 제한하는 경우입니다. 둘째는 미국인데 아주 실용적이에요. 거주용 다락, 로프트와 수납용 다락, 에틱을 법적으로 아예 구분합니다. 오, 그게 합리적이네요. 용도에 따라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사람이 사는 거주용 다락에는 당연히 더 엄격한 계단 규격, 창문 크기, 비상탈출구 같은 안전 기준을 요구하죠. 그렇겠네요.
마지막으로 영국은 허가된 개발이라는 제도를 운용하는데, 기존 주택의 다락을 거주 공간으로 개조하는 경우 복잡한 건축허가 대신 간소화된 절차를 밟게 해주면서도 안전을 확보하도록 유도합니다. 들어보니 해외에서는 이미 이런 수직 공간 활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장치가 잘 마련되어 있네요.
우리는 아직 그 첫걸음도 못 뗀 셈이고요. 혹시 보고서에 사람들은 다락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조사도 있나요? 네,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일반 국민과 건축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 결과가 실려 있는데요. 결과가 아주 흥미롭습니다. 어떻게 나왔나요? 일반 국민의 82.6% 그리고 전문가의 92.7%가 다락을 여전히 수납 및 창고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었어요.
오, 의외인데요. 시장에서는 복층이라며 주거 공간처럼 광고하는데 정작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다락은 그냥 창고라는 인식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거잖아요. 바로 그겁니다. 현실의 불법적인 활용과 사람들의 보편적인 인식 사이에 큰 괴리가 있는 거죠. 네.
그리고 다락과 관련해서 가장 우려하는 점을 물었더니 두 그룹 모두 불법 용도 변경과 화재 안전 문제를 1위로 꼽았습니다. 아. 이건 뭘 의미할까요? 다락의 용도를 명확히 하고 안전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 이미 폭넓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군요.
그럼, 이 모든 분석을 종합해서 보고서가 내놓은 최종 처방전은 무엇인가요? 이 복잡하게 얽힌 매듭을 어떻게 풀자고 제안하는지 궁금합니다. 보고서는 명확성, 예측 가능성, 그리고 안전이라는 세 가지 원칙 아래 아주 구체적인 2단계 개선 시나리오를 제시합니다. 2단계 시나리오요? 하나씩 들어보죠. 1단계는 뭔가요?
1단계는 현실 정상화 단계입니다. 방금 확인한 것처럼 대다수 국민이 다락을 수납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으니 일단 그 사회적 인식을 제도 안으로 끌어들이자는 겁니다. 어떻게요? 건축법에 ‘다락은 지붕과 천장 사이에 위치한 수납 목적의 공간을 말한다.’라고 못을 박아 정의하는 거죠.
아, 그렇게 되면 위치를 최상층으로 용도를 수납으로 명확히 하는 거니까 중간층에 편법으로 만들던 복층형 오피스텔 문제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겠네요? 맞습니다. 일단 급한 불부터 끄는 거군요. 정확합니다.
불법과 편법의 고리를 끊어내는 게 1단계 목표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너무 엄격하게 막아버리면 아까 제가 말했던 것처럼 새로운 건축 디자인이나 공간 활용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건 아닐까요? 시장의 수요를 너무 무시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 지적에 대한 답이 바로 2단계에 있습니다.
아, 2단계요? 네. 1단계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단기 처방이라면 2단계는 미래의 공간 수요에 대응하는 중장기적인 계획입니다. 주거형 건물에 한해서 수납 외에 서재, 휴식, 전망 같은 부가적인 기능으로 다락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자는 거죠. 오, 숨통을 틔워 주긴 하는군요.
하지만 그러려면 안전이 담보되어야 할 텐데요. 물론입니다. 단, 이때는 그냥 1.5m 높이 기준만 맞추는 게 아니라 아까 살펴본 미국이나 영국 사례처럼 훨씬 강화된 안전 기준을 충족해야만 한다는 전제를 답니다.
예를 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예를 들면 고정식 계단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화재 감지기나 비상 탈출용 창문을 반드시 갖추도록 하는 식이죠. 즉, 안전을 확보한다면 공간 활용에 자율성을 더 주겠다는 명확한 신호를 시장에 보내는 겁니다. 안전과 자율의 맞교환이네요.
규칙만 지키면 더 자유롭게 해줄게라는 접근 아주 합리적으로 들립니다. 그럼, 그 새로운 기준은 누가 어떻게 만들게 되나요? 또 지자체마다 제각각이 되면 안 되잖아요? 보고서는 그 부분도 명확히 제안합니다. 국가가 정해야 할 최소한의 공통 기준과 지자체가 지역 특성에 맞게 정할 수 있는 자율 기준을 법적으로 구분하자는 겁니다.
예를 들어 출입구나 계단 규격, 피난 설비처럼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 사항은 전국 어디서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국가 기준으로 통일해야겠죠. 그건 당연하겠네요. 반면에 지붕의 형태나 다락의 최대 허용 면적처럼 도시경관이나 지역적 특성과 관련된 부분은 지자체가 조례를 통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 누더기 규제가 아니라 체계적인 맞춤형 규제가 가능해지겠군요? 네, 그렇죠. 마지막으로 준공 후에 불법으로 개조하는 걸 막기 위한 장치도 제안하는데요. 다락을 추가로 설치하거나 변경할 때는 반드시 건축물대장에 그 사실을 기재하도록 의무화해서 모든 변경 이력을 투명하게 관리하자고 합니다.
정리해 보겠습니다. 다락을 둘러싼 모든 혼란은 ‘법적 정의의 부재’라는 아주 작은 구멍에서 시작됐습니다. 이 구멍은 제각각인 지자체 규제, ‘층 쪼개기’ 같은 위험천만한 불법 개조, 그리고 결국엔 소비자들의 재산상 피해로까지 이어졌죠.
맞습니다. 보고서의 해법은 명쾌하네요. 먼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명확한 국가 기준을 세워 혼란을 잠재우고, 그 위에 지역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유연성을 부여하자는 거군요.
네, 이제 여러분이 복층이나 다락이 있는 집을 보게 된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할지 감이 오실 겁니다. 그렇죠. 저 공간이 건물의 최상층에 있는지, 층고는 기준에 맞는지, 혹시 사람이 살아도 될 만큼 안전설비가 갖춰져 있는지, 이제는 광고의 로망 뒤에 숨은 법적 실체와 잠재적 위험을 구분하는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된 거죠. 이 보고서는 사실 다락 문제 해결을 넘어 더 큰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는 것 같습니다.
중간층 다락 문제는 결국, 한정된 건물 내부의 수직 공간을 우리가 어떻게 더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더 넓은 논의의 일부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네. 여기서 당신에게 남길 마지막 생각거리는 이것입니다. 우리의 생활 방식과 업무 환경이 계속해서 진화하는 지금, 언제까지 다락이라는 낡은 개념에만 갇혀 있어야 할까요? 이제는 우리 건축법도 메자닌, 로프트 같은 현대적인 중층 공간 개념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일 때가 아닐까요? 처음부터 명확하고 안전한 규칙 아래 건축가들이 더 자유롭고 창의적인 실내 공간을 설계하도록 허용한다면 우리의 집과 사무실은 또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품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