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혹시 그런 생각 안 해보셨어요? 우리 동네 도시재생사업, 왜 이렇게 더딜까?
그리고 막상 결과물을 보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하는 그런 느낌이요.
아마 많은 분들이 고개 끄덕이실 거예요. 우리 동네를 살린다는 좋은 취지로 시작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아쉬움이 남는 경우가 정말 많잖아요.
네, 계획 따로, 현실 따로인 거죠. 큰맘 먹고 세금 들여서 뭔가 만들었는데, 정작 주민들은 잘 안 가는 시설, 동네마다 꼭 하나씩 있지 않나요?
있죠. 이게 정말 우리가 원했던 결과일까 하는 의문이 들 때가 많아요.
바로 그 문제를 정면으로 파고든 아주 흥미로운 정책연구보고서를 오늘 여러분과 함께 깊이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아, 드디어 그 보고서 얘기를 하는군요.
네, 인공지능, AI 기술을 도시재생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는지 그 구체적인 청사진을 담고 있는데요. 지금 우리 도시재생 사업이 가진 고질병들을 AI가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지 그 처방전을 한번 꼼꼼히 살펴보겠습니다.
좋습니다. 사실 이건 뭐 기술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기술이 행정과 만나서 우리가 매일 걷는 거리, 이용하는 공간을 어떻게 실질적으로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담겨 있거든요.
자, 그럼 먼저 그 고질병 진단부터 시작해야겠네요. 보고서는 현재 도시재생 방식이 왜 한계에 부딪혔는지부터 아주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더라고요.
네, 맞습니다.
계획, 주민참여, 그리고 사후관리 이 세 단계에서 공통적으로 문제가 터져 나온다는 거죠.
네, 바로 그 세 가지가 계속 헛도는 톱니바퀴 같은 거예요.
첫째, 계획의 문제부터 보죠. 도시가 왜 쇠퇴하고 있는지 진단할 때 쓰는 데이터가 너무 부족하거나 단편적이라는 게 가장 큰 문제예요.
단편적이라 함은 구체적으로 어떤...
그러니까 뭐, 인구수, 오래된 건물 비율 같은 몇 가지 숫자만 보고 판단하는 거죠.
아, 저희 부모님 댁 근처에도 그런 경우가 있었어요. 새로 멋진 복합 커뮤니티 센터를 지었는데, 막상 가보면 텅 비어 있을 때가 많아요.
왜 그런가요?
지도를 보면 동네 한가운데인데 실제로는 언덕길이라 어르신들은 가기 힘들고요. 주차 공간도 부족해서 젊은 사람들은 차 없이는 가기 힘든 곳이거든요.
아...
지도 위에 숫자랑 현실이 너무 다른 거죠.
바로 그겁니다. 정확한 예시예요. 그런 식으로 지역의 복잡한 맥락을 놓치다 보니까 결과적으로 어느 지역이나 비슷한 백화점식 계획이 나오는 겁니다.
백화점식이요?
네, 도서관, 주차장, 벽화 그리기. 메뉴는 많은데 우리 동네 입맛에 똑 맞는 메뉴는 없는 거죠.
거기에 또 복잡한 법규랑 행정 절차까지 얽히면 사업이 몇 년씩 늦어지는 건 그냥 다반사고요.
그렇죠. 더 근본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그게 뭘까요? 역시 돈 문제인가요?
핵심을 짚으셨네요. 민간 투자를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 즉 사업성 분석이나 수익성 예측 모델이 거의 없다는 게 치명적이에요.
아, 처음부터 끝까지 공공예산에만 기댄다는 거군요?
네, 그러니까 예산이 끊기면 사업도 그냥 멈추는 아주 취약한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는 겁니다.
계획이 이렇게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데 주민 참여는 제대로 될 리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네, 그게 두 번째 문제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죠.
도시재생의 핵심은 주민참여라고 늘 강조하는데 이게 왜 늘 형식적인 구호에 그치는 걸까요?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생기죠. 왜 주민 참여는 늘 들러리가 될까요? 보고서는 몇 가지 이유를 지적해요.
어떤 것들이죠?
가장 큰 건 공청회나 설명회처럼 일회성으로, 약간 보여주기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이에요.
아, 맞아요. 그리고 보통은 일부 목소리 큰 주민 리더 중심으로 의견이 수렴되는 경향도 있고요.
네, 또 막상 가보면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렇죠. 전문가들이 쓰는 어려운 용어, 복잡한 도면 앞에서 보통 주민들은 그냥 입을 닫게 되죠.
바로 그거예요. 전문가와 행정 중심으로 이미 답을 정해놓고 그냥 통보하는 식이니까 주민들은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어요. 진정한 의미의 참여가 아니라 그냥 동의를 구하는 절차로 전락해 버리는 거죠.
자,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뭔가를 만들었다고 칩시다. 마지막 관문, 사후관리의 문제가 남았네요. 이게 어쩌면 가장 뼈아픈 문제일 수도 있겠어요.
네, 흔히 말하는 유령 건물 문제죠. 막대한 세금을 들여서 거점 시설을 지었는데 정작 사업이 끝나고 나니 운영할 주체도, 예산도 없어서 애물단지로 방치되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아, 정말 안타까운데요.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런 실패 경험이 다음 사업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거예요.
반영이 안 된다고요?
네, 사업 성과를 체계적으로 데이터화해서 분석하고 ‘아, 이런 방식은 실패하더라.’라는 교훈을 얻는 정책 환류 체계가 없으니까요.
아, 그래서 다른 지역에서 똑같은 실패가 계속 반복되는 거군요. 악순환이네요, 정말.
네, 악순환이죠.
들어보니 정말 답답한데요. 문제점들을 알았으니 이제 처방전을 살펴볼 시간입니다.
보고서는 이 해묵은 문제들을 풀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운영 시스템을 제안하는데, 여기서부터 정말 흥미로워져요.
네, 이제 해결책으로 넘어가 보죠.
먼저 계획 수립 단계. 더 똑똑한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된다는 거잖아요.
그렇죠. 핵심은 처음부터 실패의 가능성이 높은 결정을 피하게 해준다는 거예요.
아까 그 커뮤니티 센터 사례 같은 거요?
네, 맞습니다. 아까 말씀하신 부모님 댁 커뮤니티 센터를 예로 들어볼까요?
만약 AI가 있었다면 단순히 지도선 거리가 아니라 유동 인구 데이터, 대중교통 노선, 심지어 SNS에서 언덕길 힘들다고 말하는 데이터까지 분석했을 거예요.
그래서 여기는 노인 접근성이 떨어지니 다른 곳이 좋겠다고 제안을 하는 거죠. 미래 수요까지 예측해서요.
그렇게 되면 애초에 유령 건물이 될 만한 프로젝트는 시작도 안 할 수 있겠네요.
그렇죠.
제가 보고서에서 정말 무릎을 탁 쳤던 부분은 여러 부처에서 따로따로 추진하는 유사 중복 사업을 AI가 자동으로 찾아내서 예산 낭비를 막는다는 아이디어였어요.
네, 바로 그 지점입니다. A 부처에서 노인돌봄센터를 짓고 있는데, 바로 옆 동네에서 B 부처가 거의 똑같은 시설을 또 짓는 식의 비효율이 지금도 비일비재하거든요.
정말 상상만 해도 답답한데요.
이걸 AI가 부처 간 칸막이를 넘어서서 데이터를 보고 ‘이거 중복 투자입니다’라고 경고등을 켜주는 거죠.
진짜 혁신은 기술이 아니라 그 기술이 만드는 협업의 방식에 있는 거죠.
그게 바로 이 보고서가 말하는 더 큰 그림이에요.
그렇군요. 다음은 주민 참여 문제인데요. AI가 어떻게 참여를 더 인간적이고 실질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여기서 자연어처리, NLP 기술이 활약합니다.
설문조사 답변, 민원 내용 같은 정형화되지 않은 텍스트 데이터의 바닷속에서 핵심 의제와 키워드를 건져 올리는 거죠.
단순히 좋다 나쁘다를 넘어서요?
네. 어떤 부분에 만족하고 어떤 점을 왜 우려하는지 그 미묘한 감성까지 분석할 수 있어요.
더 나아가 AI 에이전트를 활용해서 가상주민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아이디어도 아주 흥미롭습니다.
AI 에이전트요? 그건 좀 더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요.
이렇게 생각해 보시면 쉬워요. 가상의 인물을 만드는 거예요. 예를 들어 75세 독거노인 김 할머니라는 디지털 페르소나를 만들고요.
네.
이동 패턴, 주 관심사, 건강 상태에 대한 데이터를 입력하는 거죠.
그리고 우리가 이곳에 청년창업공간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을 때 AI에게 물어보는 겁니다.
뭐라고 물어보나요?
이 계획이 김 할머니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더 고립감을 느끼게 할까? 아니면 새로운 활력이 될까? 하고요.
와, 수천 명의 다양한 가상주민들로 구성된 포커스 그룹을 24시간 운영하는 셈이네요.
맞습니다. 물론 실제 주민 참여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작용을 미리 발견하게 해주는 강력한 보조 도구가 될 수 있죠.
계획 단계에서부터 잠재적인 갈등 요소를 미리 발견하고 보완할 수 있겠네요.
그럼, 이 모든 게 그 지역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어떤 체감 효과로 나타날까요?
네, 그게 중요하죠.
결국 주민들이 일상에서 ‘아, 정말 좋아졌네’라고 느낄 수 있어야 하잖아요.
수요 맞춤형 스마트 서비스라는 개념이 여기서 나옵니다.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고령층 가구에 보급된 AI 스피커가 단순히 날씨만 알려주는 게 아니라 평소와 다른 인기척이 없으면 자녀나 관제센터에 알림을 보내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예요.
아, 정말 실용적이네요.
또 좁고 어두운 골목길에 스마트 CCTV가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해서 조명을 밝혀주고, 혹시 모를 위험 상황을 자동으로 분석해서 알려주고요.
안전 문제에도 도움이 되겠군요.
그렇죠. 그리고 AI가 실시간 수요를 분석해서 최적 경로로 운행하는 수요응답형 버스 같은 것도 도시재생지역에 적용하기 좋은 사례죠.
공사 현장 관리도 빼놓을 수 없겠어요. 대부분 주민들이 사는 동네 한복판에서 공사를 하니까 안전이나 소음 문제가 늘 골치 아프잖아요. 여기서 디지털트윈 기술이 중요하게 활용돼요.
실제 공사 현장을 가상 공간에 컴퓨터 그래픽으로 똑같이 복제해서 공사 전 과정을 미리 시뮬레이션해보는 겁니다.
일종의 건설 리허설이네요.
네. 자재는 언제 투입하고 중장비는 어떤 동선으로 움직여야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한지 미리 검토해서 공사 지연이나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어요.
거기에 AI 기술이 더해지면 더 좋아지겠네요.
물론이죠. AI 영상 분석 기술을 더해서 현장에서 누가 안전모를 안 썼는지 위험구역을 들어갔는지를 실시간으로 찾아내 경보를 울려줄 수도 있고요.
자, 보고서에 담긴 이런 멋진 계획들 듣기만 해도 기대가 되는데요. 근데 한편으로는 약간 이거 너무 이상적인 얘기 아닌가? 공상과학 영화 같은데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렇죠. 좋은 질문이에요.
이걸 어떻게 현실로 만들 수 있을까요?
물론 기술만 도입한다고 모든 게 해결되진 않죠. 법과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함께 가야 합니다. 그래서 보고서는 뜬구름 잡는 얘기 대신 아주 구체적인 로드맵과 함께 이것부터 당장 시작하자고 하는 두 가지 핵심 사업을 제안하고 있어요.
오, 드디어 실행 계획이군요.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그 우선 추진 과제 뭔가요?
첫 번째는 광역 단위의 AI 도시재생 대시보드를 구축하는 겁니다.
대시보드요?
네. 쉽게 말해 도시재생 시장실 같은 개념이에요. 광역지자체장이 자기 관할 시군에서 진행되는 수십, 수백 개의 도시재생 사업 현황을 하나의 화면에서 실시간으로 다 볼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죠.
마치 자동차 계기판처럼 사업의 속도, 예산 집행률, 위험신호 같은 걸 한눈에 보여준다는 거군요.
정확해요. 지금은 담당 공무원이 일일이 보고서를 취합해서 보고하느라 며칠씩 걸리잖아요. 이 대시보드가 있으면 예를 들어 특정 지역의 사업 진행률이 유독 더디거나 예산이 초과될 조짐이 보이면 바로 빨간불이 켜지는 거예요.
그럼, 지자체장이 즉시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겠네요?
네. 자원을 투입하는 식의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해지죠.
중앙정부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광역 단위에서 스스로 기획하고 집행하고 평가하는 자율성을 키우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거라는 겁니다.
투명성과 책임성이 높아지는 건 결국 시민들에게 이익이 되고요.
맞습니다.
알겠습니다.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겠네요? 그럼 두 번째 우선 추진 사업은 뭔가요?
두 번째는 거점시설 기획 운용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겁니다.
거점시설 플랫폼이요?
네. 이 아이디어의 핵심은 아까 말했던 애물단지 유령 건물이 태어나는 것 자체를 원천적으로 막아보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아주 흥미로워요.
아, 문제의 근원으로 다시 돌아가는 거군요?
네. 도시재생으로 짓는 핵심시설, 즉 앵커시설의 입지나 규모, 콘텐츠를 정하기 전에 AI 플랫폼에 먼저 물어보는 거예요.
예를 들면 어떻게 물어보죠?
‘A동에 청소년 문화공간을 100평 규모로 지으려고 하는데 사업 타당성이 있을까?’라고 질문을 던지는 거죠.
그럼, AI가 답을 주나요?
네. 그 지역의 인구 데이터, 청소년들의 SNS 관심사, 주변 유사 시설 현황 같은 빅데이터를 총동원해서 답을 주는 거죠.
기획 단계뿐만 아니라 시설이 완공된 후에도 계속 역할을 합니다.
완공 후에도요?
네. 완공 후에도 실제 운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서 ‘최근 댄스 프로그램 이용률이 떨어지니 VR 스포츠 프로그램을 새로 도입하는 건 어떨까요?’ 하고 제안을 하는 거죠.
더 나아가 전국에 있는 모든 거점시설의 성공과 실패 사례 데이터를 AI가 전부 학습하는 거예요.
그럼, 그 다음 사업에 도움이 되겠네요.
네. 다음에 다른 도시에서 비슷한 시설을 지으려고 할 때 ‘B도시의 성공 사례와 C도시의 실패 사례를 분석해 보니 귀하의 계획은 성공 확률이 80%입니다.’라고 알려주는 거죠. 정책 학습이 시스템적으로 이루어지는 겁니다.
실패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게요?
바로 그겁니다.
오늘 정말 흥미로운 여정이었습니다. 우리 동네의 도시재생사업의 답답한 현실에서 출발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똑똑하고, 더 포용적이며, 더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AI의 구체적인 역할과 가능성까지 살펴봤네요.
네. 이 보고서는 기술이 어떻게 우리 사회에 오랜 문제를 풀 수 있는지에 대한 강력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어요.
맞아요.
하지만, 이 모든 논의 끝에 우리에게 남겨진 궁극적인 질문은 AI 기술 그 자체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기술 자체가 아니다? 그럼, 뭐죠?
바로 거버넌스에 대한 것이죠.
아, 거버넌스. 그러니까 이 똑똑하고 강력한 도구를 누가 어떻게 통제하고 사용할 것인가의 문제군요.
맞습니다. 우리가 사는 도시의 모습을 결정하는 과정에 AI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질 거예요. 그렇다면 그 AI의 의사결정 과정이 어떻게 투명하고 공정하게 유지될 수 있을까요?
음, 정말 중요한 문제네요.
그리고 이 강력한 기술이 소수나 특정 집단의 이익이 아닌 정말로 모든 시민을 위해 작동하도록 우리는 어떤 제도를 만들어야 할까요? AI를 개발하는 속도만큼이나 이 질문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그게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눈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숙제가 아닐까 싶습니다.